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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열 의 자서전 제11부

김홍열 의 블로그 2017. 10. 4. 21:04

198646일 꽃피는 봄날에 M/V NATHALIE 호를 하선 하여 귀국한후

가족들과 의 꿈같은 휴가기간 도 어느듯 끝나가고 이제 또다시 승선을 해야할 시간 이 돌아왔다.

부산 중앙동 으로 가서 여러 선박회사 에 이력서를 돌리고 올라왔다.

얼마를 기다리니 동방해운 에서 연락이 왔다.

지금 은 각 선종 별로 교육 을 받아야 하지만

그때만 해도 교육제도 가 없어서 아무배 나 승선을 할수 가 있었다.

 

선 명 : REINA NAVEGANTE

총톤수 : 3,818

주 기 : 디젤 2,909 kw

선 종 : Chemical tanker

선 주 : JAPAN

국 적 : PANAMA

 

 

 

1986926일 싱가폴 까지 비행기 로 날아가서

싱가폴 외항 에 정박해 있던 REINA NAVEGANTE 에 승선을 하였다.

출국할 때 일본어 책도 한권 가지고 갔다.

선주 가 일본 회사 이다보니 기관장 이 일본 사람 이었다.

기관장 은 영어를 한마디도 못햇다.

할수없이 나는 일본어를 혼자 공부 할수밖에 없었는데,

일본어는 어순 이 우리나라 와 똑 같아서 단어만 알면 말하기 가 아주 쉬웠다.

3개월 정도 지나니 기관장 과 일본어 로 대화 가 가능해졌다.

대화가 가능 해지니 기관장 과 친하게 잘 지냈던 것으로 기억 이 난다.

배가 일본 에 입항하면 기관장 마누라 는 자가용을 몰고 배로 기관장을 데리러 오곤 햇는데.... 우리나라 는 언제 저런 마이카시대 가 올까?...

그 기관장 이 무척 부러웠던 게 사실 이었다.

그때당시 일본 에 상륙하여 시내 주택가 뒷골목을 가보면 각 가정에서 쓰다버린 여러 가전제품 이나 자전거 같은것들이 집집마다 문앞에 즐비하게 놓여있었다.

좀 이 자리서 표현하기 뭐하지만...

그때 대일선 타는 선원들 은 이런 전자제품을 주워와서 수리해 팔던가 중고 전자수리센타에 팔던가 해서 짭짤하게 재미를 본 사람들 이 많았다.

이런행위를 본업 으로 하는 선원들도 많았다.

이런재미를 볼려면 일본 - 한국을 왕래하는 정기선 은 가능하지만

3국 으로 다니는 배 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배는 주 항로 가 일본 요코하마 - 한국 울산 - 대만 카오슝 - 필리핀 쟘보안가 - 싱가폴등 아시아 권을 정기 항해하는 케미칼 탱커선이었다.

가끔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와 태국 방콕 에도 입항을 하였다.

그래도 다른 선박 들 은 출국하면 1년 이 지나야 귀국하는데,

이 배 는 거의 한두달 에 한번 은 한국 의 울산 아니면 여수 에 입항을 하니 가족들 과 의 재회가 많아서 그게 마음 에 들었다.

그때 여수 입항해서 는 오동도 에가서 회도먹고, 동백꽃도 보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던 기억이 난다.

그때 가보고 지금까지 아직 오동도 에 한번도 못가봤는데 그동안 얼마나 변했는지 이번 휴가때 한번 가봐야겠다.

 

3항사 의 마약운반

어느항차던가 우리배 가 일본 요코하마 에 입항 했을 때 세관에서 마약탐지견 까지 동원 하여 온 배안을 삳삳히 뒤지기 시작하였다.

근데 3항사 방에서 무슨마약 인지 기억도 안나는데 마약 이라고 발견 이 되었다는 것이었다.

곧바로 증거가나오니 세관 이 3항사를 데리고 가버렸다.

그후 소식을 들으니 일본교도소에서 복역중이라고 하였다.

혐의 는 소위 말하는 마약 운반책 이 된 것 이었다.

그동안 몇 번이나 운반을 해줬는지 는 모르겠지만 푼돈 몇푼 벌려다가 인생 에 큰 옷점을 남기게 되었다.

3항사 는 해군에서 상사 로 제대하고 우리배 3항사 로 온 사람 이었는데 집이 대전 도마동 에 산다고 하였었다.

부인 이 일본 에 남편면회 하러 간다고 햇었는데 그후로 소식을 모르겠다.

 

방콕 에서 자전거 를 대여하여 시내관광 을 할때...

왼쪽부터. 통신장. 2기사. 나. 3항사

 

확실히 일본 선사 들 은 스페아파트 나 선용품 을 신청만 하면 100% 올려 주었다.

주로 동남아를 다니다보니 낙후된 도시 들 도 많이 입항을 하였다.

지금은 어느도시 였는지 이름 이 기억 이안나는데

필리핀 에 원당 실으러 입항을 하여보니, 부두를 새로 만들고 우리배가 첫 번째 입항을 하였단다.

상륙을 하여 돌아다녀보니, 주민들 집 이 bamboo house 라고 하여 대나무 로 지은 집들이 많았다.

우리배가 입항할 땐 동네 사람들 이 부두에 모두모여 구경을 나왔는데 처음엔 뭔사람이 저리 많이 모여있나 의아해 했었다.

 

어선 과 충돌 하다

우리배 는 별다른 에피소드 없이 순항을 하는가 싶더니 마지막항차 태국 방콕에서 출항 하여 빠이롯드 내려주고 한참을 항해하다가 인근 새우잡이 어선 과 충돌 하는 사고를 냈었다.

다행히 어선 은 침몰 하지는 않았는데 후속조치 없이 그대로 항해를 하여 소위 뺑소니 선박 이 되어 버렸다.

어선이 목선 이다보니 본선피해 는 없었다.

지금같으면 바로 어떤 조치가 이루어 졌겠지만 그땐 별 로 크게 걱정들을 안하는 것 같았다.

그후 로 소식을 들어보니 선원들 은 모두 교체 돼었고 배이름 도 바꾸고 하여 방콕에 계속 다녔다고 하였다.

나는 무사히 임기를 마치고 1987917M/V REINA NAVEGANTE 호를 후임 1기사 에게 인수인계 를 해주고 하선을 하였다.

 

마지막 배 에 승선하다

 

지난번에 열대성저기압을 만나 죽다가 살아온 기억 이 자꾸 머리에 떠올라 이젠 배탄다는것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하였다.

조금만 날씨가 나빠도 겁부터 나곤 하였다.

어떻게 육상에서 직업을 가질수 는 없을까?.....고민이 시작 되었다.

전공을 살려서 해기사 가 육지에서 할 수 있는 멋있는 직업을 열거해 보면

1.도선사

2.선박검사원

3.화물 검정검수 화물써베야

등인데....

항해과출신은 상기 1.2.3번 모두 할수 있으나

기관과 출신 은 1. 도선사 는 할수 가없다.

나는 2번 선박검사원 에 도전해 보기로 하고 , 하나하나 정보를 얻어 나갔다.

당시 한국 의 선박검사 업무 는 아래 의 세 기관 에서 나누어 각각 담당을 하고 있었다.

 

1. KR(사단법인 한국선급협회)-선박보험가입을 위한 선박검사 주로 외항선

2. KF(특수법인 한국어선협회)-연근해 어선

3. KG(항만청)-국내여객선,유도선,연안탱커선등

 

상기 의 세 기관중 에 2번 한국어선협회 에 도전해 보기로 하고,

서울 본사 에 전화를 걸어 검사원 응시를 해보고 싶은 사람 인데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물어 보았다.

서울신문 에 모집공고 를 하고, 언제 모집할지 는 아직 모른다고 했다.

나는 서울신문 을 구독신청을 하고 집사람 에게 설명을 해 주었다.

출국해서 입항할때 마다 전화 를 할테니,

언제 모집공고 가 나는지 잘 보라고 했다.

그리고는 198832. 라면박스 로 2박스 나되는 책을 가지고 출국할 때 가지고 갔다.

시험공부를 하기위하여 전공서적,문제집,등 출국할 때 같이간 선원들 은 무슨책을 그리 많이 가지고 가냐고 물어왔지만 자세한 예기는 하지 않았다.

 

선 명 : JETTE LEA

총톤수 : 10,382

주 기 : 디젤 6,042 KW

선 종 : GENERAL CARGO

선 주 : GREECE

선 적 : PANAMA

 

 

 

일본 이노시마 항에서 인수를 받고 첫 출항을 하였다.

 

기관실침수사건

출항후 10일쯤 지났을까?

태평양 한가운데를 항해중 이었다.

날씨는 계속 안좋은 상태였다.

바람 과 파도 가 좀 센편 이었다.

새벽당직을 마치고 침실에 와서 씻고 잠을 막 자려고 하는데

갑자기 3기사 로부터 다급한 전화 가 걸려 왔다.

 

‘1기사님,’

?’

큰일 났습니다.’

뭐가?’

지금 기관실 에 물이 차고 들어와서 계속 불어나고 있습니다.’

 

나는 수화기를 놓고 작업복 으로 갈아입고 후다닥 기관실 로 뛰어 내려가보았다.

이미 물이 Bottom plate 까지 올라와 있었다.

어디서 새는지 물속에 파이프 가 잠겨있다보니 찾을수 가 없었다.

새는 파이프 찾는건 포기해야만 하였다.

다음 으로 생각한게 문제 는 이물을 어떻게 퍼낼것인가?...였다

빌지펌프 로 퍼봐야 용량이 부족하여 안돼고....

도면을 찾아보려고 도면을 펼치니 당황을 하니 도면이 깜감한게 눈에 들어오지가 않았다.

그래도 침착하려고 애를 쓰며 하나하나 찾아나가다보니..

주기 냉각해수 입구쪽 에 비상빌지흡입 라인 이 있는걸 발견 하였다.

현장에 가서 막상 그 흡입발브 를 열려고 하니, 당시 배가 18년 된배 였는데, 18년동안 한번도 사용한일 이없어서 그랬는지...

발브가 고착이 되어 별짓을 해도 열리지 가 않았다.

이제 희망 은 이발브 를 어떻게 여는문제 에 달려 있었다.

만약 조속히 이발브를 여는데 실패 한다면...

물이 점점 불어나서 각 모타 가 물속에 잠기기 시작할테고, 곧 각 모타들이 작동이 뭠춘다면, 엔진 은 자동적으로 꺼질테고, 물은계속 불어나 침몰 될수밖엔 없는상황이 오고 말것이었다.

전 기관부 가 달려 들어 꿈쩍 도 하지않는발브를 침투유를 스핀들에 뿌려 가면서, 열었다 닫았다, 하는행동을 한 30여분 하고나니 , 조금씩 열리기 시작 하였다.

이렇게 쇼를 해서 열어가지고 한 2시간정도 물을 프고 나니 물이 줄어드는 흔적이 보였다.

나중에 물을 다 프고 새는곳을 찾아보니 발전기 선저 해수 파이프에서 새고 있었다.

막아 보려고 해수 에 손 을 같다대니 수압이 얼마나 센지 무슨 나무로 손을 얻어 맞는 것 처럼 아팠다.

우여곡절 끝에 임시로 조치를 하고 항해를 하는 수밖엔 없었다.

그때 그밸브 가 끝까지 안열렸으면 우린 그때 또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또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는 사건 이었다.

 

중도 에 귀국하다

한달 두달 시간이 흘렀지만 서울신문 에 한국어선협회 의 검사원 모집공고 가 떴다는 소식 이 없었다.

한번은 코스타리카 의 쿤타레나스 항 에 입항을 하였다.

대리점 왈 한국사람 이 운영하는 술집 이 있다고 알려 주워서 우리들 은 저녁에 한번 가보았다.

영업이 잘 되는거 같았다.

다음날 주인 은 우리를 집으로 초대하여 점심대접을 잘 해주었다.

그때 나이가 제법 드셨던분인데 지금도 살아계시는지 가끔 생각이 나는분이다.

한번은 미국서 콩가루를 싣고 북아프리카 알제리 로 가는 스케줄 이 잡혔다.

알제리항 에 입항을 하니 우리 남한사람은 한국과 알제리 간에 국교수교 가 없어서 상륙허가가 안나왔다.

그때는 이북과 의 수교 만 할때였다.

Gate 밖 시내 로는 나갈수가 없고,

부두 안 보세구역 에서만 이 자유로운 활동 이 가능 하다고 했다.

몇일 이 지나니 인공기를 단 이북배 가 우리배 뒤편에 접안을 하였다.

대리점 예기 가 이북배 는 선장 위에 노동당 에서 파견한 감독이 또 한사람 타고 다닌단다.

그 노동당감독 은 배가입항 하면 대사관 에서 벤츠 로 모셔갔다가,

배가 출항 할때 모셔오는 대단한 인물 인가보다.

근데 이 콩가루 가 하역작업을 할려구 크레인 바가지를 갔다대니 콩가루 가 딱딱 하게 굳어져 있어서 바가지 가 안들어 갔다.

하다못해 바가지를 높이 들었다가 내리쳐도 효과는 별로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콩가루 하역 하는데 4개월 이 걸렸다는 사실이다.

참고로 부연설명을 하지면 곡물류를 운송할 때 화물창에는 환기와습도,온도 등이 매우 중요하다.

배에는 소위 배의땀’, ‘화물의땀’, 이라는게 있어서 대기 와 화물 간에 발생하는 온도차이 때문 에 이슬 이 발생하는데 이 이슬을 화물이 흡수를 하면 이처럼 딱딱 하게 굳던지 , 곡물에서 싹이 나던지, 하는 문제 가 발생한다.

주로 추운지방 을 거쳐서 더운 지방으로 가던가,

반대로 더운지방에서 추운지방 으로 항해 할때 이런현상이 발생한다.

암튼 화물 은 1항사 담당인데 그때 어떻게 처리가 되었는지 는 기억이 없다.

곡물부두 에는 비둘기가 떼를 이루고 살고 있었는데

이들이 먹어 치우는 곡물의양도 1년이면 엄청 나다고 한다.

한날은 자세히 보니 배위에있는 비둘기 들이 전부 입을 헤 벌리고 콩가루를 토해내고 날지를 못하고 있었다.

콩가루를 먹고 물을 어디서 마시고와서 는 생콩가루가 배 안에서 퉁퉁 불어서 새 의 입밖으로 삐집고 나오는 거였다.

전부 입을 헤벌리고 들 어슬렁 거리며 돌아다니고 들 있었다.

날지를 못하니 사람이 가도 도망도 안갔다.

우리는 상륙도 못하고 4개월 간 부두에서 족구 하는걸로 시간을 보냈다.

 

알제리 부두에서 족구 하던 때 의 모습.

우리배 뒤로 저멀리 보이는배 가 이북배 이다.

 

4개월 간을 할 일도 없이 지내려니 참으로 지겨웠던 세월 이었던걸로 기억이 된다.

그러나 항해하지 않고, 파도와 싸우지 않아도, 월급이 나오니 우리는 한편으로 는 기분이 좋았다.

우여곡절 끝에 하역작업을 종료 하고 드디어 출항을 하였다.

목적지는 미국 뉴올리언스 였다.

순항을 하여 뉴올리언스 에 도착하자마자 Seamen's club 으로 가서 집에

전화부터 하였다.

11월 경에 검사원 모집한다는 공고 가 나갈 것이 라는 것이다.

순간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토록 기다리던 모집공고 아니던가?....

당직시간을 제외한 시간에 틈만나면 공부하던 내가 아니었던가?....

이제 어떻게 해야하나?....

결정하는데 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바로 배로 돌아오자마자 선장.기관장 에게 그동안 의 사실을 털어놓고 설명을 하였다.

묵묵히 듣고있던 선.기장 은 좋은일로 간다는데 말리지는 못하겠노라구 하였다.

다만 이번에 만기 마치고 귀국하면 차기 기관장 으로 승진 할수 있도록 추천을 해놓은 상태라고 하였다.

나에겐 기관장 승진 이 문제가 아니라

검사원합격 이 더 큰 문제 라는걸 그들이 나의 속마음을 알지는 못했으리라!

중간귀국 이다보니 귀국 편도 항공편 비용 은 내가 내겠노라고 예기하고

바로 하선하겠다고 조치를 부탁하고 , 바로 보따리를 쌌다.

떨어지던,합격하던, 응시는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1988925. 나는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귀국행비행기 에 몸을 실었다.

 

박문수 가 문경세제 를 넘어 한양으로 과거시험 보러가는 기분 이 바로  이런기분 이었으리라!...

 

항해 중 갑판에서...

 

 

침실 과 붙어있는  집무실에서....

회사에 보낼 서류 를 작성하고있다.

 

귀국행 비행기 에서...

 

-제 11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