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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열 의 자서전 (제8부)

김홍열 의 블로그 2015. 12. 4. 18:56

< 브 라 질, 산 토 스 의 추 억 >

보운1호 는 그후로 갑판부도 별 큰 탈없이 그리고 기관부 도 별 엔진트라블 없이 순항을 거듭 하였다,

세계 3대 미항 이라고 하는 호주의 시드니, 이태리 의 나폴리, 그리고 브라질의 리오데 자네이로!

따져보니 1982년 의 어느날 우리는 그 리오데 자네이로 에서 그리 멀지 않은곳 에있는 산토스항 에 입항을 하게 되었다.

 

입항수속을 마치고 대리점에서 마지막으로 한다는말..

이곳은 도둑이 많으니 정박당직을 철저히 서달라고 부탁아닌 부탁을 하였다.

우리는 알겠다고 하면서 저녁을 먹고는 정말로 한사람도 상륙을 하지않고

갑판부는 말그대로 철저히 정박당직을 별탈없이 잘섰다.

그리고는 이튿날 한다는 말들...

 

도둑은 무슨도둑...’

대리점 말야, 괜히 우리에게 겁주는거여!....’

제놈들이 이렇게 당직을 철저히 서는데 어떻게 와!’

오기만 해봐라 그냥, ! ’

 

하면서 현문당직자는 진짜 안보이는 구석에 쇠 파이프를 몰래 숨겨두고 당직을 섰었다.

모두들 의기양양 해 있었다.

그리곤 그 다음날 저녁.....

전날의 철저한 당직덕분에 도둑이 제발이 저려 감히 오지 못한걸로 생각하고,

오늘도 철저히 당직을 서기로 당직자들은 다짐을 하였다.

저녁 이 되니 때빼고 광을 내고 초저녁 현문 당직자만 남겨놓고 는 모두 상륙을 하였다.

익히 선원들 사이엔 소문이 나있는 정열의 나라 남미 브라질 의 산토스 의 러브스토리바 를

어떻게 그냥 지나칠수 있단 말인가!....

삼삼오오 택시를 타고 모두들 러브스토리 바에 집결을 하였다.

한국사람들 의 술실력이 이제 빛을 발하며 진가를 발휘할 시간 이 도래 하였다.

주인은 우리일행이 한국사람 임을 알자, 도착하자마자 한국음악을 틀어 주며 흥을 북돋우어 주었다.

당시 한국에선 조용필의 창밖의여자가 히트를 치고 있었는가 본데,

우리는 그걸 모르고 그 노래를 처음 그곳에서 들었다.

술한잔 걸치고 그노래를 들으니 감개가 무량하다 못해 우리는 뿅 가버렸다.

조용필 의 그 감칠나는 목소리로 부르는 그 창밖의여자’!.....

외국의 술집에서 , 그것도 한국과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브라질 의 한 술집에서 한국노래를 듣다니...

정말 뜻밖이었다.

주인은 덩달아 신나서 계속 그노래만 틀어 주었다.

다른 외국 선원들 은 맥주한병 시켜놓고 홀짝 거리는데,

우리는 점점 빈 맥주병이 쌓여만 갔다.

덩달아 셰노리다들도 기분을 맟추며 흥을 돋아 주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창밖의여자 를 들으며 황홀했던 추억의 밤을 잊을수가 없다.

지금도 그 술집이 있는지 궁굼하다.

셰노리다 에게 물어보니 저테이프는 당시 어느 한국선원이 정기적으로 그곳에 입항을 한다는

탱커선 의 1항사( Chief Officer )가 갔다주면서 한국선원들이 오면 틀어 주라고 하며 주고 간 것 이라고 했다.

우리는 그 이름모를 동료의 친절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가질수 있었다.

그렇게 아쉬워하며 짧지만 즐거운 시간을 뒤로 하고 자정을 넘어 우리는 배로 귀선을 하였다.

그런데, 배에 와 보니 난리가 났다.

현문당직자는 당직을 정말로 술도 안마시고 현문에서 철저히 잘 서고있었다.

그러나 각 침실은 모두 도둑을 맞은 거엿다.

나도 내방에 와보니....

아뿔싸...침대카바 에 팬티.양말,속옷,카세트,카메라,몽땅 심지어 면도후 바르는 로숀까지 정말로 싹쓸어 가버렸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도대체 어디로 도둑이 침입했단 말인가?

저렇게 당직을 잘 서고 있는데...정말로 의아해 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다음날 밝혀진 일이지만...

도둑들 은 현문당직 서는 반대편 쪽, 바다로 소리없이 소형보트를 타고 와서는 조용히 본선으로 올라 왓던 것이었다.

대리점 에서 이 도둑들의 그 수법까지도 알려 줬으면 좋았으련만...

아쉽게도 그 수법까지는 예기를 안해준 사항 이었다.

우리는 허를 찔리고 말았다...

도둑들의 수법이 첫날은 오지않고 기다렸다가,

둘째날 방심한 사이 도둑들 은 그렇게 허를 노리고 침입을 하였던 것이였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는식으로 그날부턴 양쪽에 당직을 섯지만,

어느도둑이 또 오겠는가? 다 털어간 빈집을 ...

 

< 야밤 에 기관장 침실을 노크 하다>

요즈음 은 MO선 이라고 해서 야간에 기관실당직 을 서지 않지만,

그당시 만 해도 3기사는 기관실 당직시간이 오전8-12시까지.

오후8-12시까지 No.3 Oiler 와 함께 하루2번 당직을 섰다.

보통 기관장은 특별한 일 이 없는한 기관실에 자주 내려오지 않는게 보통인데,

함께승선한 보운1호 기관장은 유별나게 기관실에 자주 들락 거렸다.

다른 1기사 나 2기사 당직때 는 안내려오고 꼭 우리 저녁당직때 내려오는 거였다.

내려와도....

기관실을 한번 둘러본다던가, 또는 콘트롤룸 의 각종계기를 한번 둘러보고는 이상이 없으면 바로 그냥 올라가면 될것인데...,

꼭 나하고 No.3 Oiler를 콘트롤룸 에 불러 놓고 열중쉬어 시켜놓고는

평소에 기관장 이 가지고 다니는 후레쉬 로 머리를 툭툭 치면서 잔소리를 하는거였다.

둘러보고 미흡한점 이 발견되었다든가 또는 할 일이 있다던가 하면

다음날 1기사에게 오다를 해서 순서대로 Day Work일 을 시켜야지,

우리 당직자가 할 일도 아닌데 무턱대고 우리한테 닦달 이었다.

그것도 한두번 이지 매일저녁 이렇게 기관장 에게 시달리다보니까 스트레스 가 보통 쌓이는게 아니었다.

당시 보운1호 는 기관실 의 시스템 이 자동이라는 개념 은 하나도 없고 모두가 수동으로 만 조작을 하게 되어있었다.

써비스탱크 기름도 일일이 사람이 가서 펌프를 작동해서 보충해야 했고

써비스탱크 온도 도 온도계를 보고 사람이 가서 히팅용 스팀밸브를 잠갔다 열었다 하며 온도조정을 해야 하였다.

청정기도 일일이 사람이 수동으로 블로와 를 해주어야 했다.

따라서 한시 라도 정신을 놓을수 없는 바쁜 당직시간이었다.

그런 바쁜 당직시간 을 기계당직 을 서야하는데도 불구하고 ,

매일저녁 기관장에게 그렇게 시달리니까 보니까 이젠 기계당직 은 뒷전이고

기관장 내려오나 안내려오나 시선은 기관실 입구쪽 문 에 항상 가 있는거였다.

저녁당직 은 기계당직에서 이제 기관장당직 으로 어느날 부터인가 슬그머니 바뀌어 버렸다.

그렇게 눈치를 보다 기관장이 내려 온다 싶으면,

 

기관장이 이리오면 우린 저쪽으로 도망가고,

기관장이 저리가면 우린 이쪽으로 도망오고 ,

기관장이 1층에 있으면 우린 3층 으로 내려가고...

 

이건뭐 기관실에서 꼬마들이나 하는 술래잡기를 하고있으니

기관장 때문에 오히려 기관실 당직 이 방해를 받고 있었다.

어떻게 이런 분위기에서 당직이 제대로 서지겠으며,

어떻게 이런 분위기에서 인간관계 가 화합이 이루어 지겠는가?...

 

No.3 Oiler 는 최용목 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 이었는데, 배타기전 사회에서 지금으로 말하면 조폭 똘만이 비슷한 생활을 하다 맘잡고 사회생활을 해보겠다고 배를 타러 온 사람 이었다.

결혼을 하여 두 딸이 있는 가장이었고, 어린시절 지질이도 가난하여 안해본직업 이 없을정도로 산전수전을 다겪었으며,

결국 조폭 똘만이 하다가 청산하고 맘을 잡고 성실히 일을 하였던 것으로 기억에 남는다.

나와 No.3 Oiler 는 갈수록 기관장에 대하여 불만 이 쌓여만 갔다.

 

어느날 이던가...

No.3 Oiler 가 당직 끝나고 술한잔 하자면서 위스키 발렌타인 18년산을 한병 이 있다고 자기방 으로 가자고 하였다.

왠 위스키냐고 물었더니..

부식 올라올 때 선식업자가 배에 선물할려고 가져온 것을 슬그머니 따로 챙겼다는 것이었다.

없어진 위스키를 선식업자 는 찾지도 않더라는 것이었다.

아무튼 우리는 밤12시가 넘어 당직끝나고 No.3 Oiler 방에서 한잔 하기 시작 하였다.

한잔 두잔 독한 위스키를 소주 마시듯이 완샷 으로 마셨다.

마시다 보니 우리 는 취하였고, 취하다보니 당연히 기관장 에 대한 불만 이 터지기 시작하였다.

우리는 취하다보니 기관장방에 쳐들어가자고 의기투합 이 되었고 곧바로

기관장 방으로 올라갔다.

 

막상 문앞에 다다르니 잠자는 기관장 침실문 앞에서는 몸만 비틀거릴뿐 서로 노크는 하지 못하고있었다.

기관장을 깨워본들 막상 뭔 할예기 가 있겠는가?

기관실에 그만좀 내려오라고 따질건가?

우리끼리 불만만 있었지 막상 할예기는 별로 없었고

술취한김에 용기가 생겨 방 앞에까지 는 오게되었다.

아무튼 이왕지사 이렇게 된거....에라 모르겠다.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잘라야지...

 

똑똑똑!...

내가 노크를 하였다.

잠시후 기관장이 잠에서 깨어 엉거주춤 한 표정으로 나왔다.

나와보니..

두놈이 술이 취하여 자기몸도 못가눌정도로 흔글거리면서 서있는걸 보고

아마도 기관장은 어이가 없었을거 같았다.

왜 왔냐고, 무슨일 이냐고 기관장이 물어도 우리는 한마디 대꾸도 못하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셋이서 말없이 서 있다가

기관장 왈.. 할예기 있으면 내일 이야기 하자면서 각자 침실로 돌아가서 자라고 하여 ,

둘이는 아무말도 못하고 그냥 또 기관장 시키는데로 돌아서서 각자 비틀거리며 침실로 향하였다.

다음날 일어나보니 배분위기가 영 이상했다.

그날저녁에 선내 징계위원회 가 우리 때문에 열린다는 것이었다.

1기사가 불러서 방으로 가보니 왜 그랬냐고 묻길래 , 그동안 기관실 당직때

있었던 모든일을 모두 설명을 하였다.

그날저녁에 예정대로 선내징계위원회 가 열렸다.

결과는 한번 은 용서를 해주고 두 번째 그런일이 다시 발생시 는 강제하선을 시킨다는 내용으로 결론이 났다.

밤에 술마시고 잠자는 시간에 방에 쳐들어간것도 잘못이지만,

기관장도 잘한게 없기 때문에 우리는 무사 할수 있었다.

그후로 기관장 은 우리당직때 별로 기관실에 안내려 왔으며

설령 온다 하여도 한바퀴 휙 돌아 보고는 그냥 곧바로 올라가 버렸다.

 

이제 열중쉬어 자세로 일장훈시를 들으며 후레쉬로 머리를 툭툭 얻어맞는 일은 그후로 없어져 버렸다.

우리는 기관장이 안내려오니 남 눈치 안보고 편한맘으로 야식도 끓여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당직을 서게 되었다.

그렇게 함께 당직을 서며 인수멤버로 고생을 하였던 그 No.3 Oiler 는 보운1호 하선후 다른배 에가서 기관실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목숨을 잃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한참 이 지난후 에 한국에 왔을 때 전해 들었다.

보운1호 는 정기검사 및 기관 수리차 부산 영도 에있는 대선조선소 에 상가를 하였다.

이때 인수멤버 들은 거의 하선을 하였고,

새로운 멤버 들이 승선을 하였다.선장 과 나 두사람 만이 계속 승선하기로 결정이 되었다.

그리고 1982101일부로 3기사에서 2기사로 본선 진급을 하였다.

이렇게 되면 당직시간이 밤12시에서새벽4시까지 로 바뀌어 당직을 서야만 하였고, 파트너도 No.2 Oiler 로 바뀌어 근무를 하게 되었다.

물론 낮에는 정오에서 오후 4시까지 가 근무 시간 이었다.

수리하는동안 집사람이 부산에 내려와서 함께 여관에 방을 얻어놓고 지냈다.

검사도 끝나고 수리도 거의 끝나고 이제 시운전만하면 바로 출항을 해야만 하였다.

짧은시간을 뒤로 하고 집사람과 아쉬운 작별을 고 하고 뱃고동을 울리며 우리 는 다시 부산 오륙도를 돌아 출항을 하였다.

 

(기관장 과 숨바꼭질 을 하였던 보운1호 기관실 당직중 에...)

 

 

< 부산 송도 토막살인사건 의 진범 >

미국의 NOFORK항 은 강을 기준으로 한쪽은 해군기지로써 해군함정들이 정박해있고,

반대편에 는 상선부두로써 일반 화물선 들이 정박해 있는 좀 특이한 구조 로 되어 있는 항구 이다.

19821224일 우리는 뱃고동을 울리며 크리스마스 이브 에 노포크항을 출항을 하였다.

출항후 도선사가 하선을 하고 곧바로 Sea Speed로 기관 회전수를 올렸다.

오늘 저녁에 는 크리스마스 이브 선내파티 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어 사관식당에서는 사관들끼리 한잔 하였고,

부원식당 에서는 부원들끼리 한잔 하며 한해가 저물어가는 시간을 마무리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나도 한국사람 이지만 우리 한국사람들 은 술한잔을 먹기 시작하면 길게 가는게 흠이라면 대단한 흠이다.

간단히 짧게 마시면 끝을 내야하는데 이게 잘 안되는게 우리 한국사람 의 음주문화이다.

그날도 식당에서 회식을 마쳤으면 거기서 끝을 내야 하는데,

끝나고 2차로 기관부 는 침실에서 한잔 더 했던 모양이다.

11시나 되었을까...

갑자기 밖에 통로 가 시끄럽더니 난리가 났다.

선장님! 우리배에 지금 부산송도 토막살인 사건의 진범이 타고 있읍니다!’

뭐라고?’

‘No.2 Oiler 저놈이 바로 부산송도토막살인 사건의 진범입니다,선장님!’

어 그래? 진짜 맞어?...’

네 저놈 이 자기 주둥이로 분명히 직접 예기했습니다

선장은 No.1 Olier ( 조기장 ) 의 말만듣고 그 야밤에 전선원 에게 비상을 걸어

No.2 Oiler를 포승줄로 묶어서 선수창고 에 가두어 버렸다.

그 덕분에 나는 당직을 혼자 서야만 하였다.

그다음날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2차로 회식을 하다가 술이 너무 취하다보니 No.2 Oiler No.1 Oiler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던 모양이었다.

No.2 Oiler No.1 Oiler를 두둘겨 패면서 한다는말이....

내가 바로 부산 송도토막살인사건 의 진범이다 임마!

너 같은놈 은 쥐도새도 모르게 없애 버릴수 있어 이 새끼야!‘

하면서 막무가내로 때리더란 거였다.

다음날 선장은 양측의 말을 들어보았고,

한번 자기가 뱉은 말은 아니라고 발뺌을 해도 이제 이미 업질러진 물이었다.

선장은 즉시 본사 에 이 사건의 내용을 긴급전문 으로 타전하였고,

본사는 그대로 선수창고 에 가두어 두었다가,

배가 수에즈 운하에 도착하면 강제하선 시키라 는 전문 이 왔다.

No.2 Oiler 는 졸지에 감방아닌 감방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밥은 하루 세끼 주자가 선수창고까지 날라다 주었다.

화장실 은 갑판부원 이 교대로 2명씩 조를 짜서 데리고 다녔다.

참 이거 뭐라고 말해야 할지 함께 당직서던 사람이 범인 이라고 저러고 있으니 내마음 도 편치 는 않았다.

수에즈까지 항해 하는동안 가끔씩 갑판부 2명에게 이끌리어 갈 때

서로 지나치다 만나면 웃어야할지 울어야 할지 내 입장도 참으로 묘한 감정 이 말문을 막았다.

이무튼 시간은 흘러 수에즈운하 의 Port side항 까지 배는 도착했고

거기서 이집트 경찰 이 와서 는 No.2 Oiler 를 호송해 가버렸다.

훗날 밝혀진 사실 은 그는 진범이 아니었고 취중에 혼자 한말이 그런 불상사 로 변하고 말았다.

그는 중간에 귀국한 본인 의 비행기삯 과

이집트에서 한국까지 호송한 이집트경찰 의 왕복 항공료 까지 물어야 했기에 경제적으로 손해 가 많았을 것으로 보아진다.

 

< 쌍 놈 크 럽 >

선박 이라는 공간 은 장기항해 에 돌입 하게되면 참으로 따분한 시간이 있을때가 있다.

갑판부 는 속칭 깡깡 이라고하는 녹슨곳을 청락작업 하는것이 주류를 이루지만,

기관부 는 정박때 가 정비를 해야하기 때문에 바쁘지,

오히려 항해 할땐 그리 급한 것이 아니면 별로 바쁘게 설치지 않는다.

더군다나 선장.기관장.통신장 은 항해 중엔 그리 바쁜게 없는 직책이다.

그래서 저녁같은 시간에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훌라. 마작. 고스톱. 등 끼리끼리 모여 앉아 시간을 보내는게 보편적인 저녁시간 이용방법이다.

요즈음 은 보다 문화시설이 발달하여 가라오케 시설도 있고,

헬스 운동기구 . 수영장. 실내골프장. 같은게 있다지만...

울땐 그런게 아무것도 없었다.

송도토막살인 사건 의 해프닝도 이제 서서히 잊혀져갈 무렵

배에서 는 무료함을 달래기 위하여 다시 음주문화가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그중에서도 후임 기관장 은 목포해전 출신 인데 사람이 한량 이었다.

성격이 둥굴둥굴 하고 모나지 않고 아랫사람을 따뜻이 대해주 는 사람 이었다.

그중에는 술도 엄청 좋아해서 기관장 술마실땐 자기 방문을 열어 놓고 마시다가

아무나 지나가는 사람만 있으면 불러서 위스키 한잔씩을 따라주었다.

한잔 받아마시고 간사람이 술생각이 더나면 기관장방 앞으로 모른척 지나가면 여지없이 또 불러서 또한잔을 따라 주었다.

그러다 보니 공짜로 술한잔 얻어 먹을려면

기관장 술마시는날 기다렸다가 방앞으로 어슬렁 어슬렁 지나가기만 하면 여지없이 죠니워커 레드 위스키한잔이 생기는 날이다.

지금생각해도 참 재미나는 기관장 이었다고 생각이 난다.

나도 여러차레 지나가다가 위스키를 얻어 마셨다.

이런 분위기가 무르익다보니 한잔씩 따라주는거 보다

더욱 발전하여 아예 기관장방 이 이젠 보운1호 주막 이 되어 버렸다.

맨날 얻어 마시는것도 유분수지

이제는 미안하니까 그동안 각자 자기가 보관하고 있던 술들을 아예 기관장 방으로 올 때 들고 와서 함께 마시는 사람들이 늘어 나기 시작하였다.

물론 직책 의 고하를 떠나 술마시는 시간 만큼 은 업무 이야기 는 하지 않기로 애당초 못을 박았기 때문에

또 기관장이 주체가 되어 진행을 하다보니 분위기 는 꽤나 괞챦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렇게 여러 주당들이 술을 마시며 서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점점 좋아지는가 싶더니...

갑자기 기관장이 제안을 하였다.

 

야 우리들 이렇게 술마시면 재미없다 아이가?

날씨도 더운데 하나씩 벗고 마시자!

 

하면서 기관장이 먼저 벗기 시작 하니까. 하나둘씩 따라서 옷을 벗기 시작하였다.

모두들 얼큰하고 거나하게 취하다보니까

나중엔 팬티까지도 홀라당 다 벗고 술을 주거니 받거니 마시고있었다.

그리고는 기관장 의 또다른 제안!

 

오늘 부로 우리 음주회원 모임의 명칭 은 쌍놈크럽이다.

내가 오늘 부터 이 쌍놈크럽 의 회장이다.

모두 알아 들었나?‘

 

모두들 박수 소리와 함께

이렇게 쌍놈크럽의 밤 은 깊어만 갔다.

 

이 크럽이 운영되면서 참으로 보운1호 선원들 간에는 오히려 더욱 친목 이 되었던걸로 기억이 난다.

 

어느배던지 배는 선내분위기 가 좋아야 한다.

그래야  좁은 선내공간 에서 서로 스트레스 가 안쌓이는 것이다.

 

어느듯 세월은 또 그렇게 지나가고 .....

이제 교대 하선할 시간 이 다가왔다.

배는 부산에 입항을 하였고

나는 그동안 정들었던 보운1호를 1983819일 후임 2기사 에게 교대를 해주고 만기하선을 하였다.

 

 

-제8부 끝-